오늘 KT주가가 -2.99% 내렸다. 기관 순매도도 80만주가 넘었다. 
절대적으로 크게 빠졌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오늘 시장에 퍼진 악재 때문에 주가 하락이 무척이나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오늘 KT에 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정액제' 환급금 문제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KT는 2002년과 2004년 한정된 기간 동안에 가정내 일반전화에 대한 정액 요금제를 프로모션했다.
기존에 쓰던 요금 보다 천원~5천원 정도를 더 내면 유선전화 무제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였다. 

정액 요금제 자체는 문제가 안됐는데, 당시에 이 요금제를 프로모션을 하면서 일선 마케팅 조직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실적에 목말랐던 일부 지역본부 요금제 가입 권유시, 사용자의 동의여부를 체크하는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다. 

상당한 혜택을 제공하는 정액 요금제였지만, 핸드폰의 보급으로 대부분의 가정이 일반전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액제 가입자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는 정액 요금제 하에 주어진 사용시간 보다 훨씬 적은 양를 사용했다. 정액 요금제 가입으로 오히려 변액 요금제일 때보다 더 많은 요금을 냈다는 이야기다. 2006년 고객 한 명이 이를 문제삼았고, 동의여부 체크없이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것은 무효라고 소송을 걸어 과다 징수된 요금을 모두 환급받았다. 이후에 이런 사례가 점점 퍼져나갔고, 2009년 4월 방통위로부터 정액요금제의 고객 동의 여부를 새로 체크해서 동의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차액을 환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방통위 시정명령 이후 일부 환급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급기야 최근들어 인터넷 상에 "추석 보너스 받아가세요"라는 글이 돌기 시작했다. KT에 정액제 가입여부를 확인해 차액을 환급받는 방법을 소상하게 적은 글이었다.

현재 KT의 유선 정액제 가입고객 중 가입 동의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고객(동의여부를 증명할 수 없는 고객)이 무려 300만 가구가 넘는다. 유선전화가 사용량이 미미했던 사람들이 일부 30만원에서 많게는 80만원까지 환급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액제 환급 관련 소식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300만가구가 모두 30만원씩 환급받는다고 가정하면, 총액이 1조2천억에 달한다.
KT의 연간 영업이익 창출 규모가 2조 정도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의 60%가 날아가는 것이다. 
이런 쇼킹한 소식이 증권가에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개인적으로 최근들어 KT의 투자가치를 높게 평가해왔다. 
인력구조조정과  통신사업자 과당경쟁의 완화로 연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는데,
주가는 시가총액 11조 수준에 멈춰져 있었다. 
이익의 50%이상을 주주에 환원한다는 정책상 연간 5%를 초과하는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으로 근 10년만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견한데다가,
이석채 회장 부임 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져, 
BC카드 인수를 통한 모바일 결제 인프라 시장 진출, 6조원이 넘는 유휴부동산 개발 추진, 
지속적인 내부 비용절감 노력 등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PER 7.5배, PBR 0.9배의 주가 수준은 지나치게 쌌다. 

아이폰4와 태블릿PC출시라는 이슈도 있었고, 
최근 선진국 소비침체로 타업종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꾸준한 실적 시현이 가능한 대형 가치주에 대한 수급상황도 개선되리라고 판단했다. 

저평가된 주가, 높은 실적 가시성, 안정적 배당, 확대되는 사업기회, 자산가치의 증대, 시장 내 상대적인 소외 등, 
높은 투자가치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KT추천을 많이했고, 운용에 참여하고 있는 펀드 내 KT비중도 크게 높아졌었다. 
그런 와중에... 주가 상승의 직접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이폰4 출시 이틀을 앞둔 와중에, 
1조원의 이익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KT의 투자가치를 확신했던 차에 접한 소식이라 나 역시도 시장만큼 패닉에 빠졌다. 
환급금 부담으로 인한 실적악화 우려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부규제와 여론에 의해서 이익이 제한된다는 케이티의 유일한 약점이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부각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10년간 쩔은 주식은 역시 어쩔 수 없다는 실망감이 퍼질 것이 두려웠다. 
KT에 대해서 누가 물어봤을 때에도 그저 안타깝다라는 정도로 얘기할뿐 포지션에 대한 순간적으로 완적히 잃었다. 
(내가 얼마나 못난 투자자인지가 주제는 아니므로, 여기까지만 하고 다시 KT에 대해서만 적겠다.)

KT는 나에게 애증의 주식이다. 
나는 KT를 원해 싫어했다. 공기업의 둔감함, 무능함, 무거움의 3박자가 골고루 잔재해 있는데다가, 뚜렷한 오너 없이 자리 욕심만 있는 불량한 CEO들에 의해 휘둘리면서 늘 트렌드에 후행했고,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불필요한 군더더기들을 제거하지 못했다. 
통신업의 속성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KT의 내재적인 비효율성만 생각하더라도 너무 싫은 주식이었다. 
무선통신 시장확대를 생각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했지만, 매번 그 상상을 초월하는 비효율성에 실망했기 때문에 더욱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도 '오랜만에' 좋게 보려고 노력한 끝에 투자가치를 인정했는데, 예상치 못한 급습을 당했다. 
하지만 이번 건 과거와는 다르다. 

2002년과 2004년에 벌어졌던 일이다. 물론, 문제를 알고도 조기에 시정하지 못한 것은 과연 'KT의 구태답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이번 일은 현재의 실수가 아니라 과거의 잔재라는 것이다. KT의 최근 변화를 이끌었던 현 경영진의 실수는 아니다. 내가 KT를 그토록 싫어했던 이유인 과거의 잔재들이 강하게 남아있던 시절의 실수들이다. 

무엇보다도 일회성 이슈다. KT IR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몇백억 수준에서 마무리되던 아니면 상상을 초월해 1조가 넘는 수준으로 가던 상관없이 단기 비용집행으로 마무리된다. KT의 에빗다(현금창출능력)가 연간 5조원에 육박한다는 것을 감안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조달능력이 좋은 기업 중에 하나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1조원의 현금 지출이 KT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된다고 생각할 수 없다. 무선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기회의 확대와 내부 효율성 증대라는 관점에서 KT의 수익가치 성장은 이번 일로 훼손되지 않았다. 

SKT가 컨설팅, 해외MBA출신들로 구성된 전략팀의 단견에 의존해 무선데이터의 폭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KT는 과거 정부시책에 따라 추진했던 와이브로/와이파이 네트웍을 바탕으로 우연찮게 10년만에 가장 좋은 경쟁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마케팅과 소비자 인식에 의해서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유행에 민감한 국내시장에서 아이폰/아이패드의 파급력은 평균적인 기대를 초월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클라우트 컴퓨팅의 보급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의 독점력이 강화되고, 로컬 캐리어(국가별 통신사)들의 성장잠재력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런 부분들이 캐리어들의 수익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전세계 컨텐츠 마켓을 애플과 구글이 통채로 빼앗아 간다고 해도, 로컬 캐리어들이 취할 수 있는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불변의 사실이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어찌됐건 일반 가입자보다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한다. 태블릿을 비롯한 새로운 모바일 디바이스가 나오면, 한 사람이 핸드폰 한대를 갖고 다니더 시절에서 2~3종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시대로 간다. 늘어난 디바이스의 숫자만큼 캐리어의 가입자수도 늘어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매우 특수하다. 
애플에서 애플TV를 멋진 서비스와 터무니없이 매력적인 가격에 내놨지만,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당분간 혹은 아주 긴시간 동안 없을 것이다. 왜? 언어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튠즈에 아무리 재미있는 쇼가 올라와도 자막이 없으면 우리나라 시장에는 접근이 안된다. 그렇다고 애플이 한국시장을 대상으로 애플이 직접 자막을 입힐까? 그러기엔 한국시장이 너무 작다. 소득수준에 비해서 컨텐츠 구매력이 현저히 낮은 한국은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1/10수준의 컨텐츠 시장을 구성하고 있다. 언어와 문화장벽, 그리고 자국시장 보호에 민감한 여론과 정부 정책으로 인해 한국은 컨텐츠 유통측면에서는 분리된 시장을 갖고 있다. 아이튠즈과 북미와 유럽을 휩쓸어도 한국에는 벅스뮤직, 소리바다가 성업중이다. 

분리된 컨텐츠 시장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 캐리어들의 사업기회를 해외 사업자들보다 더 크다. 보다폰은 애플/구글에 밀려 컨텐츠 사업하기 힘들거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메가TV와 같은 서비스를 KT와 같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수행할 수 밖에 없다. 시장규모는 작고, 고유의 언어를 쓰는 나라의 특징이다. 현재 사람들이 무시/멸시하는 국내 캐리어들의 컨텐츠 마켓 공유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KT의 주가는 여러가지 리스크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싸다. 지금은 '이익의 안정성' 개념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는 투기적 시장이지만, 정상적인 주식시장 환경하에서는 KT의 벨류에이션 멀티플이 현재 수준에서 70~80% 상승하는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일회성 요인에 의해서 주가가 빠졌다면 그건 매수기회다. 
KT가 정액제 가입자들에게 얼마를 보상해야할지가 아직 미지수이고, 구체적인 금액이 제시되려면 한두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이 KT에 대한 우려를 거두드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 시간만큼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KT의 펀더멘탈과 악재가 이미 다 노출된 상황에서, 시장가격이 과연 그렇게 1차원적으로 흘러갈 것인가? 생각보다 주가 하락기간이 짧고, 주가 하락폭 역시 낮지 않을까? 

주가는 9월내내 빠질 수도 있고, 10월달까지 빠질 수도 있고, 내일부터 안빠질 수도 있고... 시장의 변덕은 예측할 수 없지만, 
중요한 건 KT주가가 빠지면 빠질수록 기회요인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악재에 공포에 떨며 무조건 위험을 회피하는게 무슨 제대로된 투자자의 모습이겠는가. 
KT에 대한 마지막 매수 기회가 지금인지도 모른다. 

2010년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들끓게 하고 있은 구글 앤드로이드의 새버젼, "프로요"가 발표되었다. 
기존 2.1에서 2.2로 소수점 한 자리가 높아졌을 뿐이고, 그닥 눈길을 끌만큼 대단한 변화가 있진 않았지만..
이번 2.2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앤드로이드의 완성도가 아이폰OS 수준에 근접했다고 할만하겠다.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만, 스마트폰과 관련된 OS의 발전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겠다. 

태초에는 PDA가 있었다.
90년대부터 애플의 뉴턴, 유럽의 사이언, 미국의 팜과 윈도CE 등, 기존 데스크탑용 OS를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시킨 기술이 점차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여년간 펼쳐진 PDA전성기 시대의 패자는 팜(Palm)이었다. 

팜의 성공요인은 스펙은 딸리지만 가격대를 낮추고 배터리 성능, 안정성 등 핵심기능에 집중한 다양한 기기를 내놓고, 개발자 지원을 강화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일정관리 관련 기능들을 중심으로 팜의 활용도는 대단했고, PDA시장을 제패했다. 윈도CE가 PDA시장의 패권을 뺏어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오버스펙과 그에 따른 배터리 성능의 약점, 부족한 응용프로그램 등으로 인해 시장 장악에는 번번히 실패했다. 팜의 위상은 절대 변할 것 같지가 않았다. 

팜이 PDA를 지배할 때, 물밑에서 중대한 변화가 벌어지고 있었다. 무선통신이 대중화되었고, 시장 과점화와 대규모 감가상각 중단으로 막대한 캐시플로우를 창출하기 시장한 무선통신 사업자들이 새로운 성장을 위해 무선 데이터 통신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강화되고 있는 인프라를 지렛대로 잘 활용한것이 캐나다의 RIM이다. RIM이 내놓은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초기 기능과 응용프로그램들은 팜에 비하면 보잘 것 없었다. 하지만, RIM은 팜이 컨슈머 중심의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로 진화하려고 애쓰고 있을 때 무선통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기업시장을 개척했다. 블랙베리의 무선 이메일 기능은, 저비용으로 기업 인프라웨어를 무선망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였고, 9-11 테러 이후 저금리 상황 속 호황을 맞은 북미의 기업들은 앞다투어 블랙베리를 채택했다. 팜의 기능은 막강했지만, 팜의 기능이 생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블랙베리의 무선 이메일은 쓰다가 없어지면 정말 불편한 기능이었고, 팜의 10년 전성시대는 무선시대를 대비하지 못한 대가로 RIM에게 밀렸다. 

같은 시기 윈도CE는 어땠을까? 막강한 현금흐름을 갖춘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었다면 윈도CE는 진작에 퇴출됐을 것이다. 하지만, 돈의 힘으로 윈도CE는 좀비처럼 살아남았다. 윈도우 모바일로 이름을 바꿔 RIM의 블랙베리 천하 시대에서도 2~3위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한 OS로 버텼다. 윈도 모바일의 명맥이 이어진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돈과 독점의 힘도 있었지만, 사실 경쟁사들이 욕심을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팜은 OS와 디바이스를 동시에 지배하려고 했다. 나중에 팜OS를 채택한 다른 회사들의 PDA도 시장에 등장하긴 했지만, 팜의 단말기는 역시 팜 스스로 만든 것이 주종이었다. OS관련 기술업이 시장에 빨리 진입하고 싶었던 세계 다수의 업체들은 OS라이센스를 남발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CE를 택했다. 블랙베리도 마찬가지다. 블랙베리 역시 모든 호환단말기를 자기 스스로 생산한다.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기업들은 윈도 모바일을 선택할 수 없었다. 1등의 욕심 속에 돈다발을 등에 쥐고 살아남은 좀비가 윈도우 계열의 모바일 OS들이다. 

무선기술과 기업시장을 바탕으로 블랙베리가 세상을 호령할 무렵에, 아이팟와 인텔CPU를 장착한 매킨토시 컴퓨터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높여가던 애플이 예고도 없이 시장을 공격했다. 애플의 컨셉은 팜이 그토록 원했던, 컨슈머를 위한 멀티미디어 컨텐츠 중심의 디바이스 전략이었다.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통해 확보한 컨텐츠와 30년간 맥으로 갈고 닦은 UI를 바탕으로, 애플의 아이폰은 컨슈머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핵폭탄을 터트렸다. 블랙베리는 단숨에 수세에 몰렸고, 팜은 기업의 존속 가능성을 의심받기 시작했고... 윈도우는 다시금 단말기를 독점하는 애플의 욕심 덕분에 2류 업체들을 지원하며 좀비처럼 살아남았다. 

노키아를 필두로한 유럽의 심비안 계열은, 기업시장에도 멀티미디어 중심의 컨슈머 시장에서도 그닥 성공적이지 못했다. 세계 1위 핸드폰 업체 노키아를 배경으로 20년간 시장의 일정부분 차지하다가 결국 소리소문 없이 스크랩되고, 2010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심비안^3와 MeeGo로 전열을 가다듬고 시장 침투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판세 속에서 앤드로이드는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들어갔을까?
컨셉은 윈도우즈 모바일과 다를게 없다. 애플과 RIM이 OS와 단말기를 독점하자, 삼성을 비롯한 다른 단말기 전문 업체들은 위기감을 느꼈고, 이들 업체들에게 시장을 진입할 수 있도록 OS를 라이센싱해 지원해주었다는 점에서 앤드로이드와 윈도 모바일의 컨셉은 동일하다. 다만, 리눅스 기반의 앤드로이드가 윈도 모바일보다 퍼포먼스 측면에서 좀더 나았고, 미래지향적인 구글의 이미지가 덧대지면서 시장의 환영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다소 다를 뿐이다. 

이제 시장에는 6개의 플레이어가 있다. 
1번은 RIM의 블랙베리.. 컨슈머 시장과 달리, 기업시장은 판도가 한방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도 기업시장은 블랙베리가 호령하고 있다. 하지만, 컨슈머에게 매력을 주지 않는 단말기가 언제까지 지탱하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지금 당장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내년에도 많은 돈을 벌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생존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빈약한 성능과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아키텍쳐, 20년간 개발을 거듭해도 개선되지 않는 OS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돈과 파트너쉽을 통해 좀비처럼 살아남았다. 2010년 윈도 모바일 7을 발표하고, 더이상 성능이 딸리는 OS라는 혹평을 듣지 않으려고 한다. 과감한 투자와 변화를 통해 윈도 모바일 7이 마침내 경쟁사들의 기술 수준에 근접했음은 인정할만한 것 같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글로벌 점유율 20%~30% 안팍을 힘겹게 유지하며 끈덕지게 명맥을 이어갈 것 같다. 

3번은 노키아의 심비안. 윈도모바일7처럼 심비안도 2010년을 계기로 완전히 새롭게 뜯어고친 신버젼을 선보였다. 멀티미디어 기능에서 애플에 밀리지 않고, 기업용 기능도 완비되었다. 이제 해볼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반기의 출시된 단말기도 제법 섹시하다. 하지만.. 아직도 노키아의 Key Strategy를 모르겠다... 아니.. 모르겠는게 아니라 구세대의 Strategy가 변하지 않았다. 규모의 경제와 생산효율성을 통해 싸고 좋은 단말기로 시장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경쟁사 단말기 대비 20~30% 저렴한 60만원 이하에서 타사와 동일한 수준의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이 하반기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가격 메리트와 팬시한 디자인은 좋은데.. 글쎄 생각없이 지갑을 열 수 있을만한..뭔가 가슴을 푹 지르는 맛이 없다. 

4번은 삼성과 HP. 삼성은 멀티OS전략을 균형있게 수행하기 위해 바다OS를 개발했다. HP는 빈사직전의 팜을 인수했다. 굴지의 제조업체로서 삼성과 HP는 OS시장의 균열이 계속되기를 아마도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복수의 플레이어가 계속 호각을 유지하는 것이 이들에게 여유를 제공해줄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은 항상 독점화되는 내재적 에너지가 있다. 삼성이 이번에 무조건 팜을 인수해서 바다OS와 합쳤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삼성이나 HP가 모바일OS시장에 아무리 잡음을 넣어도 시장의 속도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5번은 앤드로이드. 구글은 얼마나 편한가. 앤드로이드 개발에 그렇게 많은 돈 안들어간다. 오픈 소스 기반으로 큰 돈 안들이고 편하게 OS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출시 3년도 채 안돼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등극했다. 핸드폰, TV 등의 시장에 숟가락을 얹으며 자신들의 사업기반이 넓어지는 것을 편하게 관람만 하면 되는 입장이다. 앤드로이드 2.2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이제 그 누구도 앤드로이드가 다른 OS에 비해 열등하다고 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완성도를 높였다. 이것때문에 이번 2.2 업그레이드가 중요했다. 제조업체들을 지원하는 척 하면서 자신들의 플랫폼 독점력을 확대하는 그들의 전략은 2010~2011년에도 무리없이 먹혀들 것 같다. 

6번은 아이폰. 아이폰 OS의 한 세대 앞선 기술과 UI의 우수성은 이제 다 희석되었다. 윈도 모바일7도, 앤드로이드2.2도, 심비안 ^3도 이제 아이폰이 부릴 수 있는 재주는 다 따라할 수 있다. 이제 남아있는 강점은 아이튠즈라는 컨텐츠 유통방식과 지난 3년간 시장을 주도한 덕분에 소유하게 된 풍부한 애플리케이션들이다. 이번 여름 아이폰 OS 4.0에서 애플은 시장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 멀티태스킹 지원,  iAd광고솔루션 만으로는 과거 3년간의 리더쉽을 유지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하반기 시장이 어떻게 될지 전망해본다.

애플의 아이폰 OS 4.0이 추가적인 감동을 못줄 경우, 
블랙베리의 점진적 약세와 삼성/HP가 시장의 관심에서 몰어지는 동안 앤드로이드와 윈도모바일7의 진격이 계속된다. 이 상황이 된다면 2011년 초 세계 모바일OS점유을 앤드로이드 40%, 윈도모바일 25%, 아이폰 20%, 노키아 15% 정도로 될 것이다. 아이폰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겠지만 퍼주면서 확보하는 구글 전략의 승리다.  

전세계 스마트폰의 20%를 장악하는 것도 애플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경쟁사의 기술 레벨이 턱밑까지 따라온 상황에서 애플이 향후 구글과의 장기 경쟁 구도를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뒷통수 한 방이 더 필요한 것 같다. 4월 sneak peak 행사에서 보여준 것 말고, 좀더 강화된 iPhone OS 4.0을 원한다. 

스마트폰 출시가 봇물을 이룬다는 기사가 요새 많이 나오고 있다.
불과 2~3년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은 핸드폰이라기 보다는 PDA에 통신모듈을 붙여넣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전화기능이 주력인 일반 핸드폰과 스마트폰은 사용자층이 분명히 구분되었던 것이다.
업무상 이메일 등의 메시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하거나, 이동 중에 업무 관련 송수신이 끝없이 필요한 특수 직업(가령 택배기사)이 아니라면, 스마트폰은 사실상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에 가까웠다.

하지만, 블랙베리가 메시징 폰으로 스마트폰의 저변을 확대하고, 애플이 아이폰으로 무한 확장이 가능한 엔터테이닝 기반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층 더 다변화된 기능한 친숙한 UI로, 스마트폰은 이제 확정적으로 기존 매스마켓을 대체하려고 하고 있다. 사용자층이 다른 서로 다른 제품군이 아니라, 기존 핸드폰의 기능 확장의 당연한 수순으로 수순으로서, 차세대 핸드폰 = 스마트폰의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시장 급반전 중에, 글로벌 핸드셋 마켓의 초강자인 삼성과 LG가 그다지 잘 적응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조건만 놓고 본다면, 국내업체(특히 삼성)이 제대로된 스마트폰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 아이러니다.
규모의 경제를 기확립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충분한 투자여력을 갖고 있는데다가, 삼성의 경우는 스마트폰의 핵심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프로세서, 플래시메모리,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모두 자체 수급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된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근력과 운동신경이 좋고 훌륭한 연습환경에 본인의 열정까지 넘치는데 막상 공은 못차는 불행한 축구선수 같다고나 할까나..

삼성과 LG가 스마트폰에서 고전하는 것은, 스마트폰 OS에 대한 소프트웨어적 이해의 부족때문이다.
기존 핸드폰에 들어가는 간단한 기능의 OS에 대해서는 삼성과 LG가 단연코 세계 최고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더 많은 기능을 원하고, 수시로 자기가 원하는 추가기능을 넣었다 빼었다하고 싶어한다. 이런 기능을 제공해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험이 국내업체들에겐 없다. 물론, 자체개발에 나설 수는 있겠지만, 이미 시장에는 접근가능한 훌륭한 OS들이 많이 나와있고, 핸드셋 마켓은 빠른 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대가 MS가 제공하는 윈도우즈 모바일을 심어서 스마트폰을 만들어내게 된다.

문제는 남이 만들어준 OS, 게다가 PC용 윈도우즈 처럼 복잡하고 무거워서 다루기 힘든 윈도우 모바일을 국내업체들이 자기 것처럼 자유자재로 다루지 못한다는데 있다. HTC같은 해외 경쟁사대비 압도적인 스펙을 가진 스마트폰을 내놓고서도 막상 사용자 실제 경험에 있어서는 동종 스마트폰 대비 거의 최악의 퍼포먼스를 내게 되는 것이다.

하드웨어 제조 효율성과 마케팅, 시장 트렌드 변화를 읽어내고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 등에 있어서는 국내업체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확실히 S/W 개발경험이 없다는 것은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고, 적어도 앞으로도 최소 1~2년간은 고전하면서 노하우를 쌓아가야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국내업체의 경쟁력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 경쟁력은 있지만, 소프트 노하우가 없는 업체들의 고민은 국내업체들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내놓은 오픈소스 기반의 스마트폰 OS 앤드로이드(Android)는 바로 핸드셋 마켓의 이러한 약점을 절묘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사실, 이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구글이 앤드로이드를 공개했을때 그 성공가능성에 의심을 던졌던 것이 사실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인 OS를 그 속을 알 수 없는 IT거물 구글에 의존한다는게 캥킬 수 밖에 없고,
구글이 앤드로이드를 깔아놓고 핸드폰에서 광고 수익을 얻게 되면, 그 와중에 망을 제공하는 SKT, KT, LGT같은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황금 시장을 엄한 놈에게 빼앗기는 꼴이기 때문에 통신사업자도 앤드로이드를 반기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렇게, 제조업체와 통신사업자에게 태생적인 거부감을 주는 앤드로이드가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내가 간과했던 것은, 스마트폰의 시장 확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고 제조업체와 통신사업자가 모두 이 시장 확대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쌓여 있다는 것이었다. 삼성과 LG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독점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보다, 당장 커지는 스마트폰 시장에 경쟁업체들을 제끼는게 관건이었다. 다루기 힘들고 비용이 많이드는 윈도우즈 모바일에 비해서 구글 앤드로이드는 무료인데다가 소스까지 공개돼있어 낯설음만 극복하면 제조업체가 커스터마이즈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양질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당근을 제공해주는 존재였다. 결과적으로 시장 확대가 최근 1년새 폭발적으로 이뤄지자, 내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국내업체를 비롯해서 S/W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전세계 핸드폰 제조업체들은 앞다투어 앤드로이드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통신사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음성통화시장이 포화상태에 머물면서 당장 성장하는 데이터 통신 시장에서 요금을 뽑아내는게 관건으로 떠올랐다. 장기적으로 통신시장의 부가가치를 구글에 빼앗기는 한이 있더라도 당장의 수익개선을 가능케 해줄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었던 거다. 결국 SKT는 앤드로이드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KT는 구걸하다시피 해서 아이폰을 들여오고 있다. (내 생각엔 자체적으로 특화된 서비스 확충에 힘쓰고 있는 LGT가, 비록 역부족으로 보이긴 하더라도 좀더 '스마트'해보인다.)

이제와서 보면, 앤드로이드는 통신사업자와 제조업체 가려운 점(어떻게 보면 취약점)을 정말 제대로 짚은, 천재적인 기획이었다. 출시 2년도 안되어 정말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업계의 생태계에 정말로 잘 부합되는 사업기획이었던 것 같다.

애플의 아이폰 OS는 어차피 애플에 공개할 유인이 없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15% 내외를 차지하는 정도의 비중으로 갈 것 같다. 객관적으로 개발속도와 기능이 딸리는 윈도우즈 모바일이지만 그래도 넓은 저변을 확보하고 있고 현재 출시가 임박한 7.0 버젼이 의외의 성능개선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20% 정도의 시장 비중은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50%를 차지하는 노키아의 심비안의 미래는 밝지 않다. 과거의 사무용 스마트폰에서 이제 엔터테이닝과 결합 서비스에 기반한 스마트폰 트렌드에 심비안이 잘 흘러갈지 알 수 없다. 장기적으로 점유율이 계속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는 메시징폰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RIM의 블랙베리나, 제조업 기반이 약한 팜의 WebOS도 향후 위축되는 모습을 이어갈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아이폰이 15, 윈도우즈가 20, 심비안이 20, 기타 OS가 10 정도가 되고 남은 35%가 궁극적으로 앤드로이드의 몫이 될 것 같다.

해피한 건 구글이고, 불행한건 제조업체와 망사업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OS주도권을 구글에 완전히 내주게 되면, 제조업체는 그야말로 순수 공장으로, 망사업자는 도시가스업체와 같은 순수 유틸리티 사업자로 전락하게 된다. 부가가치의 흐름에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국내업체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삼성과 LG는 잘 이해하고 있다. LG는 다소 늦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고, 삼성은 재빠르게 'bada'라는 자체 OS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워낙 전세계적으로 팔아치우는 핸드폰 개수가 많은 만큼, 자체 OS를 들고나온다면 어느 정도 시장은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시장 확대와 그에 따른 국내업체들의 경쟁 환경 변화는 2010년부터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국내 업체들의 상황을 보면, KT는 이런 장기적인 상황변화가 핵심 의사결정조직에 제대로 입력이 안된것 같으며, 단기에 요금을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핸 요금제와 망업그레이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LGT는 상황은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흐름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방어하고 혹은 비약시킬 수 있는 자원이 없기 때문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SKT는 아직도 1위 사업자를 프리미엄으로 협상력으로 밀어붙이려는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정도 대세를 인식했는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망사업자가 아니라 IT컨설팅 업체로 변신해서 B2B에서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향적인 모습도 보였다.

의미없는 분류이긴 하지만.. 스마트폰 하나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 Buy, LG전자 Hold, SKT Hold, KT/LGT Sell로 투자의견 정립이 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