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의 주주서한과 같은 날 나오는 바람에 다소 주목을 못받는 감이 있지만, GMO의 제레미 그랜덤이 이번 분기 레터에 좋은 말들이 많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특이하게도 이번 레터에는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10가지 조언'이 들어있다. (아마도 3분기 레터를 너무 대충써서 서비스차원에서 넣은듯?) 읽어보면 다 당연한 말들이지만, 경험하면 할 수록 투자에는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이런 당연한 말들이 중요하다. 비슷한 글귀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스스로 한번 써보면서 매일 주기도문처럼 외워야 한다. 

발번역이긴 하지만, 간만에 블로깅해본다.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투자 여행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1.     역사를 믿어라. 역사는 끝없이 반복된다. 사람들은 이를 쉽게 잊고 위험에 빠진다. 모든 버블은 붕괴되고, 모든 열광에는 끝이 있다. 당신은 절대적으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무시해야 하고, 이번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심지어는 그런 이야기를 FRB에서 한다고 해도 말이다. (만약, FRB가 그런 얘기를 한다면 그때야 말로 조심해야 할 때다.) 영광스럽게도 시장은 비효율적이고, 적정 가치를 벗어나 어딘가에서 맴돌기 일쑤다. 그러다가 당신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당신의 참을성을 벗어난 뒤에 고통스럽게 적정가치로 회귀하고는 한다. 당신의 일이란, 이런 일이 벌어나기 전에 살아남는 것이다.

2.     돈을 빌려주지도 빌리지도 말라. 차입을 통한 투자는 당신의 생존능력을 약화시킨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은 포트폴리오는 어떤 상황이 던 버틸 수 있지만, 차입은 그렇지 못하다. 레버리지는 투자자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인내심을 약화시킨다. (과도한 차입은 물론 인내심 약화 이상의 악영향이 있다. 공격성, 부주의함, 탐욕 같은 것들) 레버리지는 당신을 망쳐놓기 전까지만 당신의 부를 빠르게 증대시킨다. 레버리지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마약이다. 정부 역시, 중세시대 이래로 (특히 최근들어) 그 마약에 중독되기 쉽다는 것을 보여왔다. 건전한 사회라면 부채의 유혹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자비용에 절대 과세 혜택을 주어서는 안된다. 정부 부채도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gdp대비 50% 같은 식으로..)

3.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수천년간 전해내려오면서 입증된 얘기다.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는 당신의 포트폴리오가 쇼크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한다. 다양할수록 더 잘 살아남을 수 있다.

4.     참을성을 갖고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라. 좋은 카드가 나올때까지 기다려라. 사고 싶은게 진짜 싸져서 충분한 안전마진을 가질 때까지 참을성을 갖고 기다려라. 투자로 돈을 버는 게 쉬운일은 아니다. 고통을 참고 기다릴줄 알아야 한다. 폭락한 개별 종목들은 대부분 회복된다. 폭락한 시장은? 무조건 회복된다. 이런 원칙들을 지키면 당신은 악재에도 견뎌낼 수 있다.

5.     직업적인 투자자(기관투자자)대비 개인투자자가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라. 투자가 직업인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캐리어와 사업에 대한 리스크를 부담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대리인으로서 그들의 직업적 안정성을 견뎌내야 한다. 그 다음 약점은 그들이 회사에서 바쁘게 보여야 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좋은 포지션에 수반되는 참아야 하는 기간에 대해서 기관투자자보다 훨씬 더 우월하다. 남들이 뭔 짓을하던 자기 철학을 지키는 것은 기관투자자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6.     낙관주의자가 돼라. 낙관주의는 살아남는 자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인간은 원래 낙천주의를 갖고 태어나고 성공적인 사람들은 평균보다 더 낙천적이다. 어떤 사회는 다른 사회보다 사회 전반이 더 낙천적이기도 하다. 미국과 호주가 대표적이다. 사회의 낙천성이 과거 이들 국가의 경제적 성공과 깊은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확신하다. 미국은 특히 리스크-테이킹을 권장해왔다. 실패한 기업가가 오히려 더 가치있게 평가되었다. 독일에 80개의 인터넷 벤처가 생겼을 때 미국에는 800개가 생겼다. 이들 대부분은 돈을 잃거나 망했지만, 800개 중에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가 나왔다. 낙관론자라고 해서 엄청난 비젼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악조건 속에서 낙천적이어야 진짜 낙관론자이다. 낙천적인 사람들은 안 좋은 소식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유럽인에게 주택시장 버블에 대해서 말하면, 아마 논리적인 토론을 하게 될 것이다. 호주 사람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 아마 당신은 그 사람과 격한 논쟁을 하게 될 것이다. 2000년의 주식시장 버블 시기에, 미국 주식시장에서 비관론자들은 모두 짤려 나갔다. 상승장에 끼는 노이즈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물론, 앞에 얘기한것처럼 분위기에 휩쓸린 무조건적인 낙관은 투자자가 경계해야한다. 개인은 이런 점에서 항상 유리하다.)

7.     물론, 막상 기회가 왔을때 용감하기는 어렵다. 클라이언트를 잃을 지도 모르는 불안감과 일시적인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는 전문 투자자들에 비해, 개인은 기회가 왔을 때 훨씬 더 큰 베팅을 할 수 있다. 물론 엄청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숫자가 지금이 기회라고 말할 때, 이를 악물고 용감하게 맞서라.

8.     대중과 따로 가라. 숫자만 봐라. 나도 안다. 이게 말은 쉬워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대중의 열광을 거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홀로 고통을 인내해 가며 버블의 끝자락에서 주변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순수한 고문이다. 대중의 열광에 저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 명확한 자신만의 계산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계산을 신성시하고 다른 모든 것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뉴스를 특히 무시하라. 경제적, 정치적 뉴스들의 들고 남을 무시하라. 주식의 가치는 해당 기업이 향후 수십년간 얼마나 벌어들일 수 있는지에 의해 좌우된다. 단기적인 경기 침체는 이런 기업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경제를 예측하는 복잡한 일은 (주로 돈을 잃는데 익숙한) 전문가들에게 맞겨라.
숫자는 항상 명확하다. S&P500의 평균 PE 15배이다. 1929년엔 21배였고, 2000년에는 35배였다. 반대로 1982년에는 8. 언제 들어가고 언제 나와야 겠는가?

9.     단순한게 좋은거다. GMO는 자산의 미래 수익률을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예측한다. 우리는 현재 시점의 상황과 관계없이, 이익률과 PER 7년 뒤에는 평균 수준으로 회귀한다고 가정한다. 94년부터 40개 분기 연속 이러한 예측을 하고 있는데 결과는 매우 정확하다. 추정치는 박사들의 복잡한 수학 계산을 통해서 나오는게 아니다. 정확한 미래 예측의 핵심은 대중에 휩쓸리지 않고, 간단한 논리로 세상을 파악하고, 참을성을 가지는 것이다.

10.  가장 중요한 것 : 스스로에게 솔직하라 늙은 테니스 선수가, 20년전 어느 날처럼 모든 백헨드가 구석에 꽂히고 드랍샷이 절묘하게 구사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과거 아무리 유명했던 사람이라도 이런 사람 이기는 건 쉽다. 투자에 있어서 자기 능력의 한계를 벗어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엄청난 비용을 수반한다. 당신이 참을성 있고, 대중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면 당신은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능력이 안되는데 단지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면, 어설프게도 대중보다 오히려 늦게 들어가거나, 지나치게 빨리 들어가서 크게 당할 확률이 높다. 당신이 고통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평가하게 그 한계를 벗어난 일을 해서는 안된다. 스스로 판단했을 때 유혹에 약하다고 생각이 되면, 제발 부탁인데 직접 돈 굴리지 말라. 훌륭한 머니매니저를 찾던지 그게 어려우면 잘 분산된 인덱스 펀드에 가입하고 은퇴할 때까지 쳐다보지 말라. 당신이 참을성이 있고, 정신적 고뇌를 잘 견디고, 군중심리에 저항하는데 익숙하고, 대학 수준의 수학실력과, 상식이 풍부하다고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면, 직접 투자하라. 그 정도라면, 이미 많은 카드를 들고 있는 사람이고 돈을 벌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합리적 경제주체'들이 갖는 재화에 대한 수요는 가격과 역의 관계가 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늘어난다.
지극히 정상적이다.

이러한 정상적인 논리에서 벗어난 소비현상들이 현실에서 발견되는데,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경제학에서는 몇가지 말장난을 해놓았다.

대표적으로 3가지가 있는데,

1)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  :  가격이 오를수록 오히려 수요가 커지는 효과. 고가 명품 같은 사치재가 대표적이다.

2) 스놉 효과(Snob Effect) :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고자하는 욕구 때문에, 재화가 희소할 수록 수요가 커지는 재화들. 한정판/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것들.

3)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 : 군중심리에 의해서 구매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수요가 더욱더 커지는 현상. 유행을 따르는 핫한 아이템들이 이런 효과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기 3가지 효과들이,
가격과 수요간의 일반적 관계를 허무는 현실의 대표적인 사례들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개념은 투자세계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주식투자도, 주식이라는 대상을 구매하는 행위이니까 일단 소비와 유사한 행동이랄 수 있겠다.
상식적인 소비가 그렇듯 상식적인 투자는 주식의 가격이 가치에 비해 싸지면 더 많이 사야하고, 반대로 비싸지면 덜 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밴드웨건 효과가 아주 자주 관측된다.
소위 '주도주'라고 부르는 개념의 주식이 늘 시장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주식시장에서 밴드웨건 효과가 만연한다는 결정적 증거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유행하는 주식은 항상 있고, 이런 주식들은 저평가/고평가 여부에 상관없이 투자자들을 몰고 다닌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밴드웨건 효과가 아주 강했다. '자문사 7공주'니 '차.화.정'이니 하는 궁벽한 표현들이 난무하며 시장이 3년 가까이 주도주 중심으로 과도한 쏠림 현상을 보였다. 

주가가 오르면 오를 수록 더 많은 투자자들을 매혹시키는 베블렌 효과도 자주 관측된다. 기본적으로 추세분석에 기반한 기술적 분석들이 성립하는 이유는 주식시장에서 베블렌 효과가 실존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스놉효과도 관측된다. 시장에 어떤 테마가 나타났을때, 그 테마에 해당되는 기업의 수가 적으면 비정상적인 고평가 상태가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2007년에 태양광 테마가 강했을때에는 거의 유일한 투자 대안이었던 OCI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고평가됐었고, 최근에는 KAI가 상장되면서 주식시장의 유일한 우주항공 관련 종목으로 엄청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이렇게 소비와 투자에는 공히, 상식적 관계를 깨는 현상들이 관측된다.
하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그런 현상들이 발견되는 이유는 각기 다르다.

소비에 있어서 베블렌/스놉/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인간의 사회적 심리 때문이다.
남들보다 튀고 싶고, 남들보다 우위에 있고 싶고,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고 싶어하는 인간의 사회적 본능이 
물건이 비쌀수록, 물건이 귀할수록, 물건이 유행할수록 가격을 따지지 않게 만든다.

투자에 있어서 베블렌/스놉/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이와 다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사람은 없다.
자신만의 아이덴터티를 인정받고 싶어서 OCI주식을 사는 사람도 없고 
현대차를 안사면 유행에 뒤떨어진 센스없는 사람이되는 것도 아니다.

투자자가 모멘텀, 유행, 수급 등 가치와 무관한 요소를 쫒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오늘 거침없이 오르는 주식은 내일도 오를 확률이 높다. 
사람들이 가치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거리낌없이 부여할만큼 인기가 있는 주식이라면 향후 몇 달간 성과가 좋을 확률이 높아보일 것이다.
재화는 소비를 통해서 재화에서 어떤 효용을 얻어내는 것이지만,
투자는 매수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효용을 주지 않는다. 오직 매수한 가격보다 비싼 값에 매도할 때에만 효용이 발생한다.
합리적이 경험많고 소양있는 투자자라고 할지라도, 내일 주가가 오를 것이 확실하다면 오늘 아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식 매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소비에 있어서 베블렌 효과 같은 현상이, 경제적 논리에서 벗어난 사회적 논리에 의거한 것이라면
투자에 있어서 유사한 현상들은, 오로지 경제적 논리에 의해서만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 시장의 베블렌 효과는, 사회적 환경이 변하면 증가하거나 소멸될 수 있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의의가 주식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되팔아 이문을 남기는 것에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베블렌/스놉/밴드웨건 효과는 끝없지 반복되는 본질적인 현상이다. 
주식시장이 존재하고, 주식을 이용해서 시세차익을 보려는 투자자가 존재하는 한 이같은 현상은 영원할 것이다. 

흔히, 가치투자는 이러한 가격-수요의 비상식적 관계에서 탈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장이 비싼 주식과 유행하는 주식을 선호할 때, 나홀로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사는 것이 진정한 가치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어설픈 가치투자자들이 비판하는 '시장의 비합리적 투자행위'는 그 자체로서 시장의 본질이다. 
가치투자를 한답시고 시장의 본질을 외면하고, 소통을 거부한채 홀로 싸다고 생각하는 주식을 사는 것만으로는 적정한 투자 수익을 창출할 수가 없다.
좀더 실무적인 의미에서, 가치투자자는 고집불통 합리주의자가 아니라, 시장의 비합리를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경험많고 유연한 기회주의자이다. 

어떤 주식을 가치 대비 굉장히 싸게 살 수 있다면, 그건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베블렌 효과 등에 빠져 어떤 주식을 비합리적으로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시장의 비합리가 없다면, 내가 아무리 합리적이라도 좋은 투자기회는 발생하지 않는다.

가치투자가 성립하려면 시장이 항상 조금씩 비합리적이라는 가정을 수용해야 한다. 비합리적 시장이 현재의 불안한 위치에서 다른 어딘가 또다른 불안한 곳으로 쏠리는 경로에, 봉이 김선달 식으로 진을 치고 앉아있는게 가치투자다. 

성공한 가치투자자들의 투자 사례는 대부분 시장의 비합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드라마틱한 수익률를 창출하는 경우다.
하지만, 이들의 저서들을 보면 대부분의 자신들의 교활함은 감추고서, 과거 투자 사례들을 원칙을 고수한 인내의 산물로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따금 이런 책들을 보면 자신의 경력을 고결하게 만들고 자신의 비법을 공개하는 것처럼 꾸미면서 정작 자신의 진짜 노하우는 살짝 숨겨놓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다소 무리가 있는 표현을 쓰다보니 정확한 전달이 되지 못한 것 같긴 하지만,
재차 강조하자면,
책에서 나오는 가치투자와 실제 투자에서 효과가 있는 가치투자는 다르다. 
책에서는 기업의 가치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치투자를 잘하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주가의 움직임을 근면하게 살피하는 사람이다. 
 

엘피다가 현재 시가총액의 50% 수준의 증자를 결행한 기념으로, 
간단하게 반도체 리소그래피 광원에 대해서 정리해봄

--------------------------
반도체 공정의 핵심은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1)실리콘 웨이퍼에 사진을 찍듯 회로를 투사하는 것과 
(2)투사된 회로도에 맞게, 실리콘/알루미늄/구리 등을 정밀하게 화학적 가공을 하는 것임.

회로를 좀더 정밀하게 찍는 미세화 공정을 도입할 수록, 생산단가/전력소비/회로속도가 개선되고
화학적 가공의 정밀도가 올라갈수록 수율이 올라가서 생산단가 개선됨.

반도체 업체들은 남보다 더 낮은 단가에, 더 높은 마진을 구가하기 위해서
목숨걸고 미세화 공정에 먼저 투자하려고 난리.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도를 투사하는 고정을 리소그래피(Lithography)라고 부르는데,
리소그래피의 정밀도는 광원의 파장에 의해서 결정됨.
리소그래피 광원은 파장이 짧은 자외선. 더욱더 파장이 짧은 광원을 찾기 지속적인 노력. 

6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는 수은(Hg)광원이 사용됨
G선, (436나노미터),  H선(405나노), i선(365나노)라고 부르는 것들.
 
그러다나 80년대 중반에 IBM에서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를 촉진시킴.  KrF(248나노), ArF(193나노) 등의 광원이 사용되면서 반도체 공정은
500나노(100나노는 천만분의 1미터)에서 50나노미터 이하의 미세공정까지 발전됨.

40나노를 돌파시킨 ArF Immersion 장비가 나오면서, 10~20나노 이상의 미세화 공정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 나옴. 
이제 미세화 공정을 선도입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반도체 업체들의 닭질(치킨게임) 역시 한계에 다다르고,
반도체 집적도가 18개월마다 2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도 깨질때가 왔다는 얘기가 2008~2009년도부터 흘러나옴. 

그러다가, 엄청난 기술이 상용화 임박하면서.. 미세화는 더욱더 진행될 것으로 보임

EUVL광원의 도입이 그것. 엑스레이 수준의 극단적인(extreme) 자외선(ultraviolet line)을 도입하는 것. 
G선에서 ArF로 넘어오면서 30년동안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광원의 파장은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ArF에서 EUVL로 넘어가면 파장이 193나노에서 13~14나노까지 무려 10분의 1이하로 떨어짐.
반도체 공정에서 비약적 발전이 가능해짐.

 그러나 문제는 EUVL이 ArF대비 전력은 10배, 냉각수는 20배 더 소모해서 상업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
그러나 2009~2011년 사이에 상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음.
 
다만, 삼성전자/하이닉스가 ArF이머젼 장비로 이미 20나노 상업 생산에 들어가고 있고
인텔이 193나노 ArF  광원으로 11나노 회로 패터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였기 때문에,
11나노 공정이 성숙되는 2014~15년 정도 이후에나 EUVL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임.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에는 너무나 많은 빈집이 있고, 너무나 많은 수익성 낮은 개발 프로젝트와, 너무나 많은 투기 열풍이 있었다.
아무리 중국 공산당이 절륜한 재주를 가졌다고 해도, 현재와 같은 상황을 아무런 탈 없이 타개하기란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물론, 중국은 계속 성장할 것이고 더 많은 부동산 개발을 필요로 할 것이다.
하지만, 수천만채의 아파트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수요공급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명백한 투기의 징후이다. 이미 가격은 빠지기 시작했고, 거래량도 줄고 있고, 홍콩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가격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자산을 사는 이유는 그것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른다는 확신이 없는 자산에 대한 수요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다. 너무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어떠한 수단을 쓰던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세계 철강의 절반을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 철강재의 2/3이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중국은 전세계 시멘트의 절반을 소비한다. 물론 모든 시멘트는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그외 중국이 빨아들이는 대부분의 커머더티 수요들이 중국의 건설 프로젝트에 기반한다.

중국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게 되면?
수많은 빈 집, 빈 빌딩과 그로 인한 금융권 부채의 부실화는 차치하더라도..
분명히 수많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들이 중단되거나 재검토될 것이고
당연히 전세계 커머더티를 진공청소기 빨아들이듯 소비하고 있는 중국의 커머더티 식탐도 잦아들 것이다.

중국 부동산 붐이 꺼지면서 전세계 커머더티 가격이 약세로 갈 것은 자명한 일.
여기에 작년 기상이변이 원체 심했기 때문에 올해는 농산물에서 전년대비 기고효과도 있었다.
최근까지 중국의 가뭄과 미국의 토네이도가 문제였으나, 중국에 큰 비가 내리고 미국 기상도 진정돼
2~3분기로 가면 농산물 쇼티지도 옅어질 것이다.
이런 시기에 중국 부동산 쇼크가 더해지면 커머더티 가격은 크게 약세로 갈 수 있다.

커머더티 가격이 약세로 가면?
기업들의 재고평가이익이 사라진다.
철강, 비철, 화학 그리고 이런 기초소재를 사용하는 많은 산업들은 지난 1년간 커머더티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큰 덕을 봐왔다.
미리 확보해놓은 재고의 가치가 계속해서 올라가면서 적게는 2~3분기 많게는 5~6분기 연속으로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수요가 좋은 상태에서 재고평가이익까지 생기니 마진이 굉장히 좋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올 여름을 기점으로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중국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중단으로 산업재 수요가 약화된 상태에서 커머더티 가격이 떨어지면 오히려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제조업 기업들은 마진 압박을 받게 된다.

중국 부동산 침체에 따른 글로벌 쇼크를 전혀 감안하지 않고서,
단지, 중국의 부동산 개발프로젝트 축소와 커머더티 가격 하락만을 감안하더라도
산업재나 기타 내구재 수출 기업들의 마진이 하반기들어 예상이상으로 악화될 리스크가 커보인다.

물론, 아주 당연하게도, 중국 부동산 침체는 글로벌 디맨드 쇼크로 연결될 것이니..  
디맨드 쇼크와 커머더티 가격 하락이 동반될 때 그 부정적 효과는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서 우리가 안고 있는 리스크는 굉장히 커보인다.

불확실성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건 내일이 없는 사람 뿐이다.  

투자의 수익률은,

내가 시장과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하느냐,
나와 시장이 가진 생각의 다름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라는
2가지 상충되는 변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 같다.

'상충된다'라는 것은 투자가 애초부터 비논리를 수반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투자능력은 지성과 지식보다는 성격과 성향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강한 자기 확신을 갖고, 감정적인 노이즈를 냉정하게 제거할 수 있으면서, 
주변 상황에 민감하고 유연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 


아일랜드. 대기근과 신대륙 이민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 나라는 80년 후반 이후 파격적인 감세와 외자유치를 통해서 1인당 국민소득 4만7천불(2007년, PPP기준, CIA World Factbook)의 (숫자상의) 초일류국가가 되었다. 선진국 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을 10년 이상 기록해온 아일랜드에 대해서 수많은 칭송이 뒤따랐다. 아일랜드 경제성장이 피크를 치기 직전인 2007년 초반에는, 한국의 경제발전전략의 롤모델로 아일랜드의 성공담이 국내 언론에 의해서 집중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 아일랜드와 유사한 곤경에 처해있는 스페인 역시 비슷한 시기에 금융개혁의 롤모델로 국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고속성장은 적극적인 해외 투자 -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치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국의 90년대와 유사성이 있다. 대규모 FDI유입에는, 아일랜드의 정부의 파격적인 감세와 개방정책 때문이고, 이러한 정책은 80년대 중반 이전 최악으로 치달아 가던 아일랜드의 경제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97년 IMF구제금융 이후 경제구조의 급속한 변화가 큰 사회적 저항없이 발생했던 우리나라와 상황이 80년 중반 이후 아일랜드에서 펼쳐졌다고 생각하면 큰 무리 없을 듯 하다. 

87년 수상(Taoiseach)에 오른 찰스 호이(Charles Haughey, 1925-2006)는 아일랜드의 변혁을 촉발시킨 영웅이었다. 반복되는 경제위기로 파탄난 재정과 정부의 신용을 복구하기 위해 호이는 재정지출을 대폭 삼각시켰고, 그에 발맞추어 감세정책을 시행해 제조업과 국제금융기관에 대한 법인세율을 10%로 1/4토막 냈다.  야당/노조와 함께 그 유명한 사회연대협약을 맺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대폭 강화시켰다. 이때부터 아일랜드 노동시장은 유럽에서 가장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노동시장으로 빠르게 변화되기 시작한다. 

완벽한 영어구사가 되고, 최선진국 수준에 준한 사회수준에, 안정된 정치환경, 전세계 최저 수준의 법인세, 전폭적인 지원.. 유럽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아일랜드는 최적의 투자환경을 제공해 주었고, 자연스럽게 아일랜드에 막대한 해외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1990년 이후 15년간 아일랜드에 유입된 FDI는 2,119억 달러에 달한다. 80년대후반~90년대 초반 아일랜드의 GDP가 400억불 미만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엄청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아일랜드는 10년만에 유럽 첨단산업과 금융의 중심지로 변모해버렸다. 

하지만, 여기서 아일랜드의 '규모'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일랜드 국토면적은 남한의 70% 수준이고, 인구는 400만으로 우리나라의 1/10밖에 안된다. 1인당 GDP가 최고치였을 때에도 우리나라 보다 경제규모 면에서는 더 작았던 나라다. 그런 나라에 저렇게 많은 해외 투자 자금이 유입되었으니 소위 '대외의존도'라는게 어느 정도였을까. 2006년 기준, 외국인 기업은 아일랜드 전체 기업 중 숫적인 측면에선 12.2%를 차지했고, 전체 고용의 47.8%를 차지했으며, 수출의 91.7%, 전체 부가가치 창출액의 86.6%를 차지했다. 나라 경제의 90%를 외자기업이 설명해주고 있었단 얘기다. 수치 상으로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호이 수상의 국가재정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과 사회 통합을 이뤄낸 지도력은 과연 역사에 길이 남을만 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 20년간 아일랜드가 걸어온 길은 '지나치게 과하다'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FDI에 기댄 경제성장은 영원할 수가 없다. 해외 투자를 원하는 자본은 한정돼 있고, 아일랜드의 경쟁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의 성장모델이 한계에 부딪힌 건 이미 90년대 후반부터였다. 90년대 자본주의에 대한 적응과정을 마무리한 유럽의 동구권 국가들이 속속 아일랜드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임금은 아일랜드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이 낮았고, 유럽대륙과의 접근성이 좋은데다가, 아일랜드 정부가 했던 것처럼 유사한 '당근'을 제공하는 동구권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FDI 유치에 있어서 아일랜드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일랜드의 임금 상승 속도가 가파라지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아일랜드가 오히려 뒤쳐지기 시작하는 것이 역력했고, 여기에 중국의 부상으로 기업들의 해외 투자 초점이 아시아로 이동하면서 마침내 2004년부터 아일랜드의 FDI는 마이너스 -  순유출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환율도 강세로 가면서, 기존 수출 산업의 경쟁력까지 약화되면서 아일랜드의 FDI-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은 급격한 쇠퇴기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정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적 영웅 호이 수상의 계승자들 입장을 생각해보자. 세계 1등 국가를 만든 지도자의 대를 이은 사람들이 가진 부담이 얼마나 컸을까. 잘해봐야 본전이고 못하면 역적이 될만한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었을 거다. FDI가 순유출로 전환됐다는 건 기존 모델을 고수할시 경제가 역성장할 수 밖에 없단 얘기다. 잘해도 칭찬 못받을 판에, 마이너스 성장 상황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정치가가 있겠는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아일랜드 정부는 내수 경기 Reflation 정책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골로 가는 지름길'인, 국내 통화량 팽창을 통한 내수 경기 부양을 지향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2004~2005년 시점의 글로벌 트렌드이긴 했다. 하지만, 아일랜드는 다른 나라보다 좀 더 다급했고, 경제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리플레이션 정책이 좀더 효과적이며 좀더 급진적으로 일어났고, 국내 신용시장이 초 거대 은행 2곳에 의해 과점되었기 때문에, 리플레이션 정책이 매우 빠르고 방만하게 시행되었다. 

정부의 신용 창출 촉진과 통화량 확대에 따라, 아일랜드의 자산가격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기 시작했고, 국민들은 빚을 내 과감한 투자를 벌이며 샴페인을 터트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아일랜드의 통계는 화끈하다. GDP대비 국내 금융자산 규모가 7.8배에 달했고 신용시장을 과점하는 양대은행의 예대율은 200%를 넘어갔다. 부족한 자본은 제조업 육성 때처럼 해외에서 조달됐고, 무한정 돈을 끌어들여 국내 부동산 시장을 오버슈팅시키고 자산가격 양등을 통해 침체되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감추었다.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역시 너무 심한 숫자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GDP대비 금융자산은 2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2007년말 나라 망한다고 떠들던 시절에도 국내 금융기관의 예대율은  최고 130~140% 정도에 그쳤다. 

익히 알다시피 2007년 3분기부터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빠지기 시작했다. 아일랜드도 그랬고, 다른 나라보다 많이 빠졌다. 양대 은행의 자산은 급속히 부실화되기 시작했다. 은행 사정이 나빠지면서 18~19세기에나 구경했을 법한 '뱅크런(대량의 예금 인출 사태)' 현상이 세계 1등 국가 아일랜드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냥 냅두면 아일랜드 경제는 붕괴로 가는 거니, 정부가 가만 있을 수가 있나. 2천억불 이상의 정부 지급보증을 민간 은행에 제공했고, 대규모 자본확충에도 정부 자금이 들어갔다. 2007년 GDP대비 25%에 불과했던 정부부채는 3년만에 77%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부실화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고, 워낙 외화 자금을 많이 끌어들였던 터라, 아일랜드의 심각한 외화 유동성 위기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지금 EU와 IMF는 아일랜드를 '구제'하려고 하고 있는 거고, 세계 1등 국가의 자존심에 애써 구제를 외면하려던 아일랜드는 채 반년을 못버티고 빗장을 열려하고 있는 것이다. 

아일랜드가 보여준 '영욕의 30년'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운명을 여실히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의존을 통한 고속성장이, 국가간 경쟁이 격화될 때 어떻게 한 방에 훅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통계 숫자만 본다면 사실 아일랜드보다 일본이 훨씬 더 심각하다. 일본의 국가 부채는 GDP의 217%에 이른다. 하지만 일본은 지금도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1억2천 인구가 거대한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1400조엔의 가계금융자산을 바탕으로 국채의 93.8%를 국내 자본이 소화하고 있다. 일본은 아무리 위태로워도 아일랜드와 같은 처지는 될 수가 없다. 

아일랜드의 상황이 주는 시사점이 참으로 많다. 국가 경제라는게 결국 돈의 흐름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소규모 개방경제가 경제적 안정성을 획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수많은 가르침을 준다. 한국은 어떤 측면에서 아일랜드와 일본의 중간 정도에 놓여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고 내수 규모가 작다는 측면에서는 아일랜드에 가깝지만, 97년 금융위기로 한 번 얻어맞은 이후 국내 금융 구조가 상당부분 견고하고, 국내 제조업이 강한 자생력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는 아일래드와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도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서 경기가 침체되고 여러운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리스크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MB정부 이후 정책기조가 이런 리스크를 확대하는 쪽으로만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중심, 수출중심, 대외경쟁력 최우선의 정책기조가 내부적인 자생력과 내수 시장 성장을 답보상태에 머물게 만들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경제발전'과 '글로벌 국가'에 대한 편집증적 집착을 버리고, '기업들이 돈많이 버는 나라'가 아니라 '하부구조가 튼튼하고 개개인 행복한 나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게 아일랜드가 주는 시사점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The whole problem with the world is that fools and fanatics are always so certain of themselves, but wiser people so full of doubts.
 

- Bertrand Russel


강세장은 우려감의 벽을 타고 오른다. 강세장은 흠을 감추고, 약세장은 흠을 들춘다.

- Anthony Bolton




일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이 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 포스트(글)는 그래서 앞으로 계속 수정될 것이다. 

-------------------------------


1.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라 

반대의 예를 들면 이해가 쉽다. 어떤 기업에 조만간에 어떤 긍정적 이벤트가 발생할 것을 미리 알고,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돈을 빌려 투자했다고 생각해보자. 막상 투자는 했는데 그 좋은 이벤트가 지연된다. 시간이 갈수록 빌린 돈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는 계속 쌓여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당초에 예상했던 긍정적 이벤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진다. 빠른 시간안에 '쇼부'가 안나면 투자자는 점점 불리해진다. 이런 투자가 최악이다. 인간은 시간을 통제할 수 없다. 시간에 맞서면 안된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설사 최초의 아이디어가 맞다고 하더라도 이런 경우엔 체증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수익이 나기 직전 포지션을 억울하게 청산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차입이 불가피하다면, 캐시플로우 창출을 매칭해서 시간이 흐를수록 비용이 체증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된다.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투자한 기업이 점점 더 좋아진다면 오히려 기대수익은 더 커지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리해지는 투자를 해야 한다. 만약, 단기 이벤트 투자를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면 포지션을 조속히 청산하라. 시간과 맞서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2. 매크로는 수급부터 보고, 마이크로는 수급을 가장 나중에 봐라 

경기와 시장에 대한 예측이 효과적이려면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방향과 타이밍이다. 방향은 공부하면 알 수 있다. 타이밍은 결단코 아무리 공부해도 절대 모른다. 타이밍을 모르는 방향 예측은 투자에 있어서 그닥 쓸모가 없다. 돈이 안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경기와 시장을 예측하는 매크로 투자는 대단히 어렵다. 푼돈이라도 벌어 내는게 쉽지 않다.
경기동향과 시장은 참고만 하자. 재미만 있지 효용은 없는 것들이다. 

반대로 거시적인 수급은 파악하기 상대적으로 쉽다. 시중에 유동성이 얼마나 풀렸고, 이 유동성이 위험자산 쪽으로 얼마나 넘어왔는가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어떤 상태인가 이런 것들은 어지러운 경기지표와 달리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시장의 흐름에는 분명히 여러가지 요소가 영향을 주지만 이 중에서 수급이 상당한 영향을 준다. 유동성, 심리, 평균적 벨류에이션, 추세의 기간 등으로 수급을 파악해 내면 매크로 방향의 상당 부분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가 마이크로에선 통하지 않는다. 개별 종목의 특정한 수급 상황은 불같이 나타났다가 연기처럼 사라진다. 회사가 시장이 원하는 긍정적 변화를 보여주면 주가는 물론 오른다. 이건 수급이 아니라 일반적인 펀더멘탈 논리다. 이런 '당연한' 틀에서 벗어난 수급논리 - 이를 테면 '유통물량이 많거나 적다', '기관이 이미 많이 갖고 있다', '외국이 어쩐다..' 등은 다 허망한 얘기다. 절대로 이런 논리로 개별 기업의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다. 매크로는 시장의 수급상황으로부터 파악해야 하고, 마이크로는 펀더멘탈부터 시작해야 한다. 

 
3. 진짜 고수익은 회사의 변화와 시장의 시각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질 때 발생한다. 

시장이 무시하는 좋은 기업에는 획기적인 투자기회가 있다. 기업 내부의 변화에 시장의 무시가 관심으로 변하는 과정이 더해지면서 엄청난 수익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회사도 좋아지고, 시장의 시각도 달라질 수 있는 기업을 찾다. 그리고 믿고 투자했으면 이 두 가지 변화가 모두 일어날때까지 기다리자. 회사가 모든 걸 보여줬다고 팔거나, 시장이 이미 다 알았다고 팔면 이후에 발생할 큰 수익을 놓친다. 


4. 분할매매나 트레이딩이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상대적이면서 절대적으로 저평가, 시장의 무관심으로 인한 소외, 펀더멘탈의 꾸준한 개선, 긍정적 캐털리스트 보유. 4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면 베스트 주식이다. 이런 주식이 있다면 분할매수도 필요없고 트레이딩도 필요없다. 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사서 기다리면 되는거다. 스탁피킹과 투자자의 용단이 투자 수익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5. 기본 중의 기본. 가격 변화에 판단이 변하면 안된다. 

판단에 가격은 반드시 고려해야될 요소이다. 지금 얼마인지도 중요하고, 최근 가격의 움직임, 장기적인 가격의 움직임 모두 다 중요하다. 그런, 한번 내려진 판단이 가격 변화에 따라서 수정되면 경험상 필패다. 판단이 가격에 따라 변하면 안된다. 


6. 종목을 고를 땐 주주의 펀더멘털도 중요하다.  

기업의 펀더멘털 만큼 주주의 펀더멘털도 중요하다. 부화뇌동하기 쉽고 단기적인 view를 가진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주식은 기업의 펀더멘탈과 엇갈리는 주가의 흐름을 보일 확률이 그만큼 더 높다. 



지난 2월 26일에 공개된 버크셔 해서웨이 연차보고서 중 워렌버펫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번역한 파일입니다.

예비군 향방 훈련을 받다가 무료해서 아이폰으로 끄적끄적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재미가 들려서 그날 새벽까지 결국 끝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벌링턴 노던 인수로 주식교환이 있어서 버크셔에 신규 주주가 다수 생겼는데 새로운 주주들을 위해서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기본적인 내용부터 설명이 친절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한 번 읽어볼만한 것 같아요. 블로그에 들려주시면 몇 안되는 분들을 위해 공개합니다.ㅋ

버크셔 연차보고서는 90장이 넘는 분량인데 그 중에서 버펫의 편지는 20장 남짓 됩니다.
나머지 70여장에도 주옥같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어요. 이 번역 파일에는 편지에 포함안된 일부 내용도 넣기는 했습니다만, 그 유명한 버크셔 해서웨이가 어떻게 돌아가는 회사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연차보고서의 나머지 내용들에도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벽까지 번역하고 있다가,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는가 반문할 때가 많았는데
그나마 주변 사람들을 보여주니 위안이 되는군요 ㅎ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에는 수없이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건전한 투자방법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Cyclical Trading
업황의 부침을 사전적으로 예측해, 업황이 나쁠때(=전망이 비관적일 때) 매수하고 업황이 좋을때(=전망이 낙관적일 때) 매도하는 것. 역발상에 베팅할 수 있는 용기, 담대함 그리고 무엇보다 업황의 순환적 성격에 대한 총괄적이고 세부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2. Garbage Collecting
시장의 1)무시 혹은 무관심이 2)수급의 불균형을 불러와, 3)지나치게 낮은 가격에서 4)장기간 머무르고 있는 상황을 이용하는 투자. (4가지 조건이 모두 만족돼야만 진정한 가비지 콜레팅이다.) 시장의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다니는, 쓸모없어 보이는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지구력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3. Gem Discovering
 장기지속성장이 가능한 우량한 비즈니스에 호조건(=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투자하는 것.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이 좀더 중요하다. 상당 기간 이후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앞선 시야와 업의 본질, 그리고 그 업을 수행하는 기업의 역량에 대한 차별화된 이해가 필요하다.


세 가지 방식의 투자 모두 본질적으로 시장의 평균적인 견해와는 다른 개인적인 견해를 가진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우수한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이질적인 사고를 하는 아웃사이더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