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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05 시립미술관에서
- 2010/05/21 도쿄 사진 (1)
- 2010/04/26 남산
- 2010/01/31 아이를 맞을 준비 (1)
- 2010/01/26 응급실..
- 2009/12/27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 (1)
- 2009/12/08 눈오는 날
- 2009/12/07 주말 나들이
- 2009/12/02 피곤하군.
- 2009/11/25 Dawn on the River
- 2009/06/13 부산(2)
- 2009/06/13 부산(1)
- 2009/05/31 여행의 조각(6)
- 2009/05/31 여행의 조각(5)
- 2009/05/31 여행의 조각(4)
미술관에서, 와이프가 아이에게 이유식을 주는 동안..
오랜만에 카메라 갖고 놀았다.
원래 이 블로그는 사진 블로그로 시작한거였는데..
여유있게 혹은 다소간 감성적으로.. 놀아본지가 너무 오래됐다.
지난번 출장 때 도쿄 하라주쿠에 있는 Mixi 접견실에서 찍은 사진.
15층 정도로 사무실이 그렇게 고층은 아니었는데, 지대가 높아서인지 도쿄도청 쪽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사무실이 정말 부러웠다.
다소 후보정을 하긴 했지만, 사무실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쿄의 느낌이 이 사진들의 색감과 정말 비슷했다.
오늘은 요새 부쩍 배가 나온 아내와 함께
"출산을 앞둔 부부를 위한 요가강좌"라는 것에 다녀왔다.
요가 자체가 무슨 큰 효과가 있겠냐마는,
뱃속에서 열심히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를
함께 생각하면서 이런 시간을 갖는다는게
우리 두 사람에 주는 의미가 각별하다.
아이를 맞을 준비를 열심히 할 수록,
우리 부부 두 사람의 감정도 각별해지고,
입덧과 불러오는 배로 인한 고통의 극복도 수월해지는 것 같다.
결국엔,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최선은
다가올 일을 준비하는 것... 그런 것 같다.
여의도 공원 밑으로 나있는 지하도의 분위기는 제법 흉흉한 편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회랑이 나트륨등의 노란 불빛아래 일직선으로 뻗어있다.
지하도를 지나 일하고 돌아고 오는 길에, 심장이 숨이찰만큼 쿵쾅거리는 걸 느꼈다.
아무래도 이상해 회사 앞 내과에 갔더니 이러다가 죽는다고 다급하게 응급실로 가란다.
뜻모를 단어가 하나 적혀있는 소견서를 한 장 들고 성모병원 응급실로 갔다.
불안한 응급실 침상에 누워 난생처음 수액 주사도 맞고,
정맥과 동맥에서 각각 채혈을 하고, 흉부 엑스레이에 심전도 검사 등,
삽시간에 복잡한 검사들을 받았다.
그렇게 누워있는 동안 여러가지 가능성들을 생각해봤다.
입원하게 될까. 약물치료를 하게 될까. 심각해서 수술을 하게 되는건 아닐까.
입원하게 되면 이번 주 잡아놓은 일정들을 어떻게 취소할까. 누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할까.
와이프에겐 어떻게 알릴까. 부모님에겐 어떻게 알릴까.
내가 너무 욕심을 내면서 살았다.
하는 일도 없이 소위 '스트레스'라는 걸 받으면서 덧없는 시간을 보낸건가.
한 시간 정도 누워있고 나니 대강의 검사가 끝나고,
피곤에 절은 레지던트가 지금으로서는 어떤 이상을 발견할 수 없으니
또 같은 증상이 생기면 외래진료 받으로 오라며 무심하게 말을 던지고
모든 상황이 끝났다.
이것저것 진료비가 18만원이나 나왔는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사람 무섭게 다짜고짜 응급실부터 보낸
회사앞 내과의원 의사에게 순간적으로 엄청난 적개심을 느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이런저런 검사끝에 당장은 별 이상이 없다니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다소 우습게 상황은 정리가 돼버렸지만,
응급실 침상위에서 했던, 수많은 상념들은 집에 오는 길에 꽤 오래 남아있었다.
일단은 반성했다.
무절제한 삶이 결과적으로 이런 아슬아슬한 순간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겠나..
그리고, 우연찮은 계기로 나와 주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충실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램을 가다듬었다.
2,3일 정도는 좀 천천히 살고 싶다.
크리스마스 연휴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
신혼의 커플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어젯밤 사놓은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요기를 하고,
IPTV로 유희열의 프로포즈 재방송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밖에는 어느새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고, 금새 아파트 놀이터는 하얀 눈밭으로 변하고,
점퍼 모자를 눌러쓴 아이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눈을 뭉치고 있다.
크리스마스날 눈 때문에 지독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포근하고 정겹다.
크리스마스날 신나는 기분에 눈길을 맘껏 달렸다가,
사고를 내 거의 반파된 차를 견인차에 실려보내고..
정신없이 사고처리 후에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을 때,
이제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어렸을 때 잘 이해되지 않았던 어른들의 모습처럼,
나도 눈이 올 때는 설레임보다는 걱정스러움과 귀찮음을 먼저 느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늘의 사고가, 나를 어른으로 바꾸는구나 뭐 그런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한지 이틀도 되지 않아서, 창 밖에 내리는 눈을 보니 여전히 아이와 같은 기분이 슬며시 생겨나는구나.. 허허
역시나 어른은 갑자기 되는게 아닌건가 ㅋ
다시 정겨운 마음이 들긴 해도,
시간이 갈수록 사고가 났었다라는 사실의 현실감이 더해가고 있다.
사고가 난 순간에 기분이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내가 그 사고를 크게 받아들였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사고였는데, 그래도 차에 탄 사람들이 아무도 다치지 않아 정말로 정말로 천만 다행이었다.
내년부터는 꼭 성당에 가서 속죄의 기도라도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사했다.
가슴 깊은 교훈도 많이 있었다.
살면서 들뜬 기분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는 교훈..
모든 일은 어느 정도 사전에 계획되어야 하며, 즉흥적인 결단에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교훈..
항상 위험신호에 민감해야 하며, 최악의 상황을 본능적으로 가정해야 한다는 교훈..
사고란 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범위에서만 일어나는 교훈..
그리고... 운전이라는게 정말 위험하다는 교훈 
사람이 다쳤다면 정말 인생을 뒤바꿀 오점이 되었겠지만,
다친 사람이 없어서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남게 된다는 것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사고 있긴 했지만 정말 그 전후로는 정말 재미있었던 연휴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겨울이 될 것 같다.
아주 잠깐 소나기처럼 눈이 쏟아졌다.
고층 건물에 근무하는 것이 좋은 몇 안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눈오는 창 밖의 풍경이 멋지다는 것이다.
눈은 옆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웃으며 기뻐했다.
posted via iphone
고층 건물에 근무하는 것이 좋은 몇 안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눈오는 창 밖의 풍경이 멋지다는 것이다.
눈은 옆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웃으며 기뻐했다.
posted via iphone
주말에 와이프와 함께하는 나들이.
한달째 심한 입덧으로 고생중인 아내가 안스럽다.
그래도 항상 웃어주고 인생을 재미있게 살려고 애쓰는 고마운 사람.
결혼해서 제일 좋은 건,
'결혼'이라는 일반적 상황이 아니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 늘 나와 함께있다는
'특별한 상황'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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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주말 역도 경기장으로 공연보러 갔다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
개통되지도 않은 아이폰을 세팅하면서 예전에 쓰던 핸드폰에 들어있는 사진들을 옮겼다.
여기저기 출장다니면서 택시 안에서 찍은 사진들이 제법 있다.
대부분 어스름질 무렵에 찍은 어둑한 도시풍경들이다.
아주 오래전에 별 생각없이 다음 사진들일 것인데 요며칠의 내 기분과 잘 맞아떨어진다.
생활의 많은 부분들이 삐걱거리고 있다.
무질서와 혼란이 점점 늘어나는데 통제할 방법을 모르겠다.
착잡, 복잡한 기분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나..
서른살이 되었다.
태어난지 30년째라니 ㅋㅋㅋ
"잔치는 끝났다"라는 클리세 때문인지는 몰라도,
무덤덤하려고 애써봐도 서른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무게감이 녹녹치 않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서른살인데다가,
직장 생활 3년차,
결혼 8개월이 지난 유부남,
태중에는 세상에 존재하게 된지 두 달이 된 아기가 자라나고 있고,
여러모로 분기점이 될만한 일들이 잔뜩 모아져서
이 나이에 이 시기에 적절히 안배돼있는 것 같다.
다행히, 사는 것이 참 재미가 있다.
든든한 가족들이 진심으로 나를 위해주고,
내가 잘되기를 바래주고 있다.
소소하고 의미가 크지 않은 일일지라도
하나하나 내 힘으로 결론을 내가며 실천해가는 일상이 늘 흥미롭다.
지난 29년의 세월 동안,
앞으로 펼쳐질 인생을 위해서 준비하고 세팅해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아쉽게도 좀 더 잘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들이 많고,
나태하고 부끄러운 과오들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그런 시간들이 모아져서 나름대로의 독립된 존재인 내가 지금 있고,
그런 내가 지금 인생의 새벽에 서있는 거다.
서른살의 첫날, 운좋게 한강변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해를 볼 수 있었다.
인생의 새벽에 어울리는 멋진 아침이었다.
가자.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