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을 제대하고 해마다 블로그를 써보겠다고 설쳤던 것 같다.
홈페이지 주소도 바꾸고, 블로그를 구현할 수 있는 서버 내의 프로그램도 바꿔가며 매년 그렇게 시도하다가
한달에 채 하나의 글도 올리지 못하는 스스로의 터무니 없는 나태함만을 확인할 뿐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허무한 일을 반복한다.
새로운 블로그 프로그램을 서버에 설치하고, 디자인을 바꾸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
매년 연초의 다짐이 어설픈 결말로 끝이 났기에,
2009년 1월 1일 새로 시작하는 나의 블로그가 1년간 충실할지 그렇지 못할지 지금으로선 조금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 내 나이 서른이 아닌가!
막상 서른살을 맞은 느낌이 대단히 특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올해를 상징하는 '소'라는 동물처럼, 무언가에 대해 꾸준하고 의미있는 발걸음을 지속해야 될 때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치지 않고, 물리지 않고, 매년 블로그를 잘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자기표현이라는 기본적 욕망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인간 본성에 관음증적 요소가 들어있는 것처럼, 그 역으로 누구나의 본성에는 스스소를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어하는 요소도 존재하는 것 같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도 다분히 그런 요소들이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그것만은 아니다. 정기적으로(만약 비정기적이라면 자주) 블로그에 뭔가 글을 쓴다는 것은 학창시절의 일기장 이상으로, 차분하게 자기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대단히 생산적인 일이다. 단지 뭔가 타인에게 섹시해 보이는 일들을 웹상에 과시하고 싶다는 측면보다는, 나 자신에게 향하는 개인적인 부분도 있는 것이다.
나이라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상, 서른살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새롭게 블로그를 만들고 첫글을 올리면서 '블로그를 통한 반복적 자기반성'이라는 약간 어색한 목적을 주로 생각했다.
내 소소한 일상들, 내 세계관과 윤리, 내 직업과 업무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일들을 통해서
보다 나은 나, 보다 성숙된 나 - 나이값하는 나를 만들어 가고 싶다.
블로그에 글 쓰는 일 - 블로깅이 큰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다. 2009년에는 이 블로그에 100개 이상의 글을 쓰고 싶다. 100개의 글을 통해 100번의 반성과 100번의 향상을 이루고 싶다.
364일 뒤에, 올해는 처음으로 블로그를 성실하게 꾸몄고 그만큼 나 자신에게 충실했노라고 한 해를 회상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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